한국에서의 어떤하루

눈덮인 남한산성

수잔나 2014. 2. 11. 00:12

-  2월 9일 일요일 -

강원도지역엔 대설 주위보가 내려졌고

100년만에 폭설이라니...

사람키만큼 온 눈을 치우는데만 20일이 걸린다고한다

 

강원도에 비해 올 겨울 서울은 눈이 뜨막했다

어제밤부터  진눈개비가 내리더니  밤사이 눈으로 변해

아침에 일어나니 온 천지가 하얗게 변해있다.

눈덮인 남한산성 산행에 마음은 이미 들떠있다

산뜻한 출발 !

 

9호선 지하철 빈자리에 앉았는데 뭔가 축축한 느낌이

설마 ~~ 하면서 계속 앉아있었던것이 불찰이였다

3호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환승하려고 일어나니

바지가 축축, 이게 뭐지 ?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만져보니 물이 흥건이 뭍어난다

아마도 누군가 액체를 의자에 흘려놓고 ,,,그냥 간모양이다

무슨 이런일이 !

속옷까지 축축.. 

냄새를 맡아보니 옥수수 수염차 냄새

휴~~ 그나마 다행!!

 

시간여유가 있었다면 화장실에 가서 수습을 했으련만

시간을 보니 약속장소까지 빠듯하다

할수없이 환승을 위해 걸어가면서 배낭에서 면손수건을 꺼내

계속 엉덩이를 문질러 댔다

 

고속버스터미널역에서 오금역 방향의 3호선엔  다행이 빈자리가 많았다

종점으로 향할수록 전철안엔 더욱 사람이 줄어들어 한칸에 열명도 채 안되보인다

한갖진 구석 경로석에 앉아  손수건으로  열심히 젖은바지 닦아내었다

마침 쳐다보는 사람도 없어 바지속으로  손수건을 넣어 젖은 엉덩이도 닦아내고..

이렇게 가까스로 수습하고나니  어느덧 가락시장역이다

8 호선으로 갈아타기위해 서둘러 하차했다

 

헌데 이를 어째 !

이뿐이한테 연락하려고 핸폰찾으니 행방이 묘연 ..

조금전 3호선 전철안에서 이뿐이와 카톡을 주고받았는데..

바지 닦아내는 과정에서  주머니에 있던 핸폰이 의자에 떨어진것 같다

"안돼  ~~~!! "

지하터널속으로 메아리가 부메랑이 되어 내귀에 다시 들리는듯..

그순간 며칠전  '명작 스캔들'에서 본 뭉크의 '절규' 그림이 떠올랐다

두손으로 귀를 감싸고 절규하는.........

완존  멘붕 !~!

 

  노르웨이 화가 뭉크의 '절규'

 

역 사무실에가서 분실 신고를 해야하는데..

사무실이 어딨나 ~~  

이리뛰고 저리뛰고,, 우왕좌왕 ,,

지나가는 젊은이한테 물어보니 턱으로 가르킬만큼 코앞에 있는데 ...

당황하면 눈에 뵈는게 없다는 사실을 증명이나 하듯이..ㅠㅠ

가락시장역 사무실로 튀어가 분실경위 설명하니

역무원이 사무실 전화기를 내게 내밀며  나의 핸폰번호를 눌러보란다

 

얼마나 급한지 번호가 제대로 입력되지 않아 몇번의 시도끝에..

신호가 간다. 누군가가 받는다..

종점 오금역 사무실에 보관중이라는 역무원의 말씀에 안도에 한숨 !

두정거장을 더가서  종점 오금역 사무실에서 핸폰 다시 찾음

휴~~ 땡큐,, 약속시간엔 늦었지만 찾았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그래서 만남의 장소인  8호선 산성역에 20분지각했다

일행들께 90도 각도로 사죄의 인사를 드리고 출발

헌데 !!

나와 이뿐이는 산행에 완존 초보라서

'산사랑' 일행의 빠른걸음을 도저히 따라갈수 없네

양해 구하고 일행에서 따로 떨어져 나왔는데

지각에다가, 헥헥 느림보 걸음에....

한동안 미안하고 송구스런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하지만 잠시후 아름다운 설경에 흠뻑 빠져

모든것을 망각하고 초딩친구 이뿐이와 둘이서 마냥 즐거운 산행을 했다..

" 세상은 아름다워~"

이모든것이 잃어버린 핸폰을 찾았기 때문에 오는 여유겠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는것이 어디 휴대폰 뿐이랴

 

우린 더 중요한것을 매일 잃어버리며 사는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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